[연합뉴스] "당이 죽어가고 있다니"…문희상, 김동철에 '버럭'

"당이 죽어가고 있다니"…문희상, 김동철에 '버럭'

 "전대에 출마할 비대위원들이 사퇴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은 부도덕한 것"

[연합뉴스] "당이 죽어가고 있다니"…문희상, 김동철에 '버럭'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사퇴 시기를 놓고 서울법대 후배인 김동철(3선ㆍ광주 광산갑) 의원과 충돌했다.  

이날 오전 당무위원회가 끝나기 직전 김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전대에 출마할 비대위원들이 사퇴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은 부도덕한 것"이라고 성토하면서 갑자기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의원은 문 위원장이 폐회를 선언하려고 하자 "왜 답을 하지 않느냐"고 따졌고, 문 위원장은 사퇴 시기 문제가 당무위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답변을 요구할 사항은 아니다"고 잘랐다. 

김 의원이 "당이 죽어가고 있다"며 계속 목소리를 높이자 문 위원장은 "당이 죽어가고 있다니….요즘 젊은 것들이 지네가 한 게 뭐가 있다고…"라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강창일 의원 등이 나서 뜯어말렸으나 유인태 의원이 김 의원에게 "잘 했어"라고 '격려성 코멘트'를 날리면서 더욱 어색한 상황이 연출됐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화난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갔으나 잠시 후 김 의원이 문 위원장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내분'은 싱겁게 일단락됐다.

문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죄송해요'라는 문자를 보내왔길래 '알았소, 점심약속 있어?'라고 했더니 '좋아요 ㅎㅎ'라는 답이 왔다"며 "둘이서 불도장(중국음식) 한 그릇씩 먹었다"고 전했다. 

문 위원장은 김 의원을 '젊은 것'이라고 불렀다는 당무위 참석자들의 전언에 대해선 "소설을 쓴다. 그런 얘기 한 적 없다"며 "비대위원장이 당무위원하고 옥신각신할 군번이 아니다. 내가 혼냈다면 모를까"라며 껄껄 웃었다.  

김 의원도 "그런 말씀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날 소란은 결국 '물베기'로 끝났지만 전대 출마를 검토 중인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비대위원에게 '젊은 주자'들이 느끼는 피해의식이 한계 수위를 넘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빅 3' 중 문재인 의원은 갈수록 공세의 과녁이 돼가는 분위기다.

김동철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정계은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2선으로 후퇴하는 것이 정치 도의적 자세"라고 문 의원에게 전대 불출마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같은 호남 지역 의원인 박지원 의원을 향해서도 "구태정치로 대선패배의 첫 단추를 끼운 오류도 있다. 훌륭한 원로로 남으라"고 용퇴를 촉구했다.